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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껏 누려봐, 너의 날 [Not a Dream] by 송소희

텍토민 2025. 3. 3. 00:33
얼마 전 유튜브 알고리즘을 타고 온 영상은 제 귀에 그야말로 경이로운 충격을 선사했습니다. 흔히 '국악'이라고 했을 때 기억나는 건 이렇습니다. 오다 가다 한번쯤 듣게 되면 공간을 가득 메우는 깊고 넓은 소리에 매료 되기도 하고, "우리의 소리가 이렇게나 아름답구나!"하고 감탄하기도 했던. 그러나 그 시간이 지나면 오래도록 잊고 지내는 장르. 참 아이러니 하게도 그렇게나 아름다운 소리지만 자주 듣게 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 이유를 최근에 조금은 알게되었던 대목입니다. "국악에는 정답이 있어서 개성이 있으면 안되고 틀이 있어야 합니다." 오늘 소개할 분이 방송에서 다뤘던 내용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 인터뷰에서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제가 가진 목소리의 장점으로 국악을 표현해서 저만의 방법으로 전통을 지켜가고 싶었다." 이후에 들려준 이 분의 노래는 '국악'을 전혀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만들어 줬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대중에게 '국악'을 친근하게 전달하던 국악소리가. 개인적으로는 골때녀에서 다시 보고 싶은 사람ㅋㅋㅋ. 오늘 소개해드릴 곡은 '송소희'님의 [Not a Dream] 입니다.

눈 감고 노래를 시작하는 송소희

나의 안식이 기다리지
있나 내게도 드디어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필자에게는 '안식'이란 단어의 색이 그렇게 밝지는 않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단어가 주로 사용되는 곳이 삶의 마지막이어서 그런 듯 하다. 그럼에도 '안식'이라는 단어가 주는 안온함은 살면서 지속적으로 바라는 목표이자 꿈이기도 하다. 이 가사에서 작게 탄성을 질렀던 부분은 '있나 내게도 드디어' 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드디어 내게도 있나' 라고 적었을 때는 없었던 '느낌표'가 생긴 모양새랄까. 순서만 바꿔주었을 뿐인데 주어질 안식에 훨씬 더 기뻐하는 모습이 그려지는 대목이다.

한 곳을 응시하며 노래하는 송소희

구름곶 너머 꿈이 아니야
'구름곶'이란 말은 처음 들어봐서 검색을 해봤다. 말이 참 예쁜 것 같아서 순우리말인가 싶었지만 검색결과로 보면 가상으로 만들어낸 '송소희'님의 유토피아 라고 한다. '곶'은 육지에서 바다로 돌출된 땅을 뜻하는 말로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땅이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구름이라니. 그야말로 황홀한 풍경이 아닐까. 말도 예쁜데 뜻도 좋다. 노래도 잘하는데 가사도 잘쓰는 '송소희'님 같은 단어구나.

미소 지으며 노래하는 송소희

눈물은 닦아내고
달려온 나의 저 길을 바라봐
누구나 살면서 저마다의 길을 달리거나 걷고 있다고 생각한다. 목표나 꿈을 향해서 가는 길은 대부분 순탄하지만은  않겠지. 이 가사에서 말하는 '눈물'은 그 과정에서 겪었던 아픔 혹은 슬픔일수도, 이뤄낸 성취에 대한 기쁨일수도 있다. 또한 가는 길이 저마다 다르기에 '눈물'의 색이나 무게가 다를 수도 있다. 다만 이어지는 "달려온 나의 저 길을 바라봐"는 그 '눈물'이 어떻건 간에 지금을 아낌없이 누리자고 말하는 것 같아서 벅차다.
'송소희'님의 자작곡인 [Not a Dream]은 올해 1월 9일 본인의 유튜브 계정에 게시한 미발매곡입니다. 미발매곡이기 때문에 현재는 유튜브를 통해서만 들으실 수 있습니다. 3월즈음에 음반으로 발매하신다는 소문이 있기는 하지만 아직 확정은 아닌듯 합니다. 이 곡은 '송소희'님 특유의 맑고 청아하면서도 국악적인 소리가 몽환적인 멜로디와 어우려져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노래입니다. 희망적인 내용이 담긴 가사를 곱씹으면서 노래를 듣고 있자면 공간이 순간적으로 탁트인 벌판으로 느껴지는 착각이 들기도 합니다. 앞으로의 곡도 너무 기대가 되네요. 꾸준히 자신의 길을 달려가고 있는 '송소희'님의 이런 활동이 국악을 세계적으로 알리는 것에도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일에 열중하다가 잠시 상쾌함을 느끼고 싶으시다면 이 곡을 꼭 들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