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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g

온통 흔들리고 설렜던 그 날 [그 노래] by 존박

"쳐밀도"의 남자 : 존박

오디션 프로그램의 시초격이라고 할 수 있는 슈퍼스타K가 있었습니다. "쳐밀도"라는 엄청난 유행어를 만들어냄으로써 2024년까지 회자되고 있는 가수가 있었으니, 그 이름 존박 입니다. 특유의 중저음은 한국어도 마치 팝처럼 들리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킵니다. 예능에 비치는 모습을 보면 그의 노래도 참 좋지만 사람이 참 괜찮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세련된 이미지에서 나오는 엉뚱함의 조합이 가끔 보면 동네에 있을 법한 형 같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여러 장르의 곡들을 자신의 스타일대로 커버하는 모습을 많이 봤습니다. (위플래쉬와 던던댄스는 음원이 나왔으면 좋겠군요.) 오늘 소개할 곡은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하는 존박의 발라드 [그 노래]입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노래를 시작하는 존박
가르마 스타일이 참 잘어울림

아무리 피하려 해도
귀에 걸리는
살다보면 듣고 싶지 않을 때가 꽤나 많다. 의도치 않게 듣게 되는 말에 괜시리 마음이 싱숭생숭할 때. 누군가 부정적인 말을 하게 되면 "이말취소 퉤퉤퉤 해"라고 장난스레 말하기도 한다.(너무 옛날 말인가?..요즘에도 좀 들은 것 같은데..) 피하려고 해도 귀에 '걸린다'는 표현은 잘 생각해보면 조금 웃긴 장면이 떠오르기도 한다. 소리가 형상화되어 나에게 날아오는 걸 피하려고 하자, 순간 갈고리의 형태로 변하면서 내 귀에 '턱' 걸렸다. 듣기 싫은 이야기를 피하는 건 사실 엄청 어려운 일이다. 어차피 들어버렸다면 기분이 조금이나마 빨리 나아질 수 있게 엉뚱한 상상을 해보는 건 어떨까.

지나친 순간과 마주할 때, 나의 선택은?

방안에서 노래하는 존박
셔츠 디자인이 괜찮다. 어디꺼지..

모른 척 그냥 지나쳐야 하는
이미 흘러간 지금
인생은 타이밍이라고 했던가. 그 때의 상황을 되돌리고 싶다는 생각은 늘 시간이 어느정도 지난 후에 드는 것 같다. 그 때는 미처 신경쓰지 못했던 다른 상황들이 왜 꼭 나중에서야 생각이 나는건지. 그 때의 나를 잠깐이나마 다그쳐 보지만 이미 지나버린 지금, 마땅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면 모른 척 하고 싶어진다. 오해의 시작점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사람의 성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오해라는 건 종종 바로잡을 타이밍이 생긴다. 이 시점이 지나고 나서 또 고민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마음의 준비를 잘해놓는 것이 좋겠다.(계속 모른척하고 싶을 때도 있더라.)

그 순간처럼 서로를 이어가는 방법 한 가지

눈을 지그시 감은 존박
미간 한스푼 추가요

지금 나는 다시 그 때 그 날로
너로 설레고 온통 흔들리던 그 날로
이 곡의 '꽃'이라고 부를 수 있는 가사다. 얼마 전 지인이 내년에 결혼 축가를 좀 해줄 수 없겠냐는 말에 이 노래가 떠오른 이유다. 전체적인 노래의 흐름으로 본다면 이별 후의 그리움과 향수를 표현하는 곡이지만 이 가사 하나 때문에 축가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와 만나서 사랑을 한다는 건 서로를 맞춰가는 과정이라고 했다. 그 과정 속에 서로가 밉고 싫은 순간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 순간은 설레고 좋았던 순간들을 잠시나마 흐릿하게 만드는 듯 하다. 그 순간에 이 가사처럼 설레고 온통 흔들릴만큼 강렬하게 행복했던 순간들을 계속 떠올린다면 좋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의 날들을 행복하게 보내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행복했던 지난 날들을 잊지 않는 것 또한 중요하니까.
존박의 [그 노래]는 존박의 첫 미니앨범에 수록된 곡으로 따뜻한 멜로디와 매력적인 중저음의 목소리가 어우러져 울림이 깊은 노래입니다. 사랑했던 순간들을 떠올리게 만드는 섬세한 가사는 마음 한구석을 따뜻하게 만들어 주는 것 같습니다. 누구나 가슴 속에 간직한 특별한 순간들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 순간들을 떠올리며 들어보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별 후의 감정을 담고 있지만 묘하게 위로의 느낌이 나기도 합니다. 되새기고 싶은 순간이 있을 때 들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