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제일 많이 하는 고민이 뭘까 생각해 본다면 사람관계를 빼놓을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다양한 사람이 존재한다는 건 그만큼 다양한 성향이 있다는 얘기와 같습니다. 표면적으로 봤을 때는 신경쓰지 않으면 그만이 아닐까 생각하는 경우도 많지만, 실제로 상황을 겪게 되면 답이 없는 소용돌이 속에 갇힌 듯 한 느낌을 받을 때가 많습니다. 오늘 소개할 책은 기시미 이치로, 고가 후미타케의 [미움받을 용기] 입니다.
한번씩 친구들과의 관계가 힘들어지던 순간들이 있었다. 몇 년간 이어진 우정이었지만, 어딘가 불편함이 생겼다. 한 친구는 굉장히 주도적인 친구였다. 무엇을 먹을지, 어디로 갈 지, 심지어 누구를 만날지도 그가 정했고 나는 자연스럽게 따르곤 했다. 너무 수동적인게 아닌가 싶을 수도 있겠지만 그의 결정에 무조건적으로 따른다기 보다는 나쁘지 않은 의견이라고 생각해서 별 얘기를 하지 않았던 거다. 한 번은 술 한잔하자고 만난 자리에서 "내가 오늘은 고기 땡기는 데 고기 먹자"라고 말했을 때 묘하게 표정이 흔들리는 걸 봤다. 오히려 내가 당황할 뻔 했다. 그 표정은 어딘가 불만이 조금 있는 듯한 표정이었기 때문에.
인간은 이 사람과 함께 있으면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사랑을 실감할 수 있다.
몇번인가 이런 비슷한 일이 반복되기 시작했다. 점점 불편함이 커지면서 "내가 이런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까지 이 친구를 만나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근 7~8년은 만나서 얘기하던 친구에게 이런 감정이 들었다는게 또 이상했다. 이전에는 별 대수롭지 않게 넘겼던 일인데 내가 예민한가라는 생각도 들었던 것 같다.
얼마 후 친구들과 여럿이 모여 있던 자리에서 그 친구는 평소와 다름없이 장소를 정하는 얘기를 하고 있었다. 나는 그 때 이 불편함의 근원을 깨달았다. 상대방에게 의견을 구하지 않는 게 포인트였다. 의견을 묻지 않고 결정한 뒤에 통보하는 전개의 대화. 나는 바로 말했다."우리 같이 가는 건데 의견을 좀 취합해서 정하는 건 어때?". 놀란 듯한 표정이 스쳐지나가는 걸 보기는 했지만 아무렇지 않은 듯이 그 친구는 말했다. "그래 그럼 오늘은 취합해서 정하자. 다음번엔 너가 계획해주면 좋을 것 같아." 이 잠깐의 대화에 담긴 어색함과 불편함이 이루 말할 수 없었다는 건 아는 사람은 알꺼다.
인간관계의 본질은 상대방을 통제하지 않고,
나 또한 통제당하지 않는 데 있다.
그 일이 있은지 몇일 후에 가볍게 커피 한잔 하자고 만나서 이런 저런 얘기를 했다. 친구는 외려 나에게 이렇게 묻더라. "요즘 내가 너한테 뭐 잘못한 거 있어?". 이 말을 들은 나는 친구가 맞기는 맞구나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기분이 상했다거나 해서 그 감정을 표현하는게 아니라 적어도 대화를 해보고 풀어나갈 의지가 있는 질문이란 생각이 들어서. 차분하게 대답할 수 있었다. 잘못을 한게 아니고, 그냥 이런 부분에서 불편함을 조금 느꼈고 더 불편함이 커지기 전에 말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이 대화를 나눈 후에는 그 친구도 나에게 의견을 묻는 경우가 꽤나 많아졌다. 여전히 주도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걸 나도 알고 있기에 별다른 의견이 없을 때는 그 친구의 의견을 따랐다. 서로가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는 것. 간단한 이야기 같지만 그 과정엔 약간의 어색함과 불편함이 동반된다. 이 과정을 그냥 지나치지 않으려면 약간의 용기가 필요하다.
[미움받을 용기]는 아들러 심리학을 바탕으로, 인간관계와 삶의 문제를 풀어나가는 법을 알려주는 책입니다. 이 책은 철학자와 청년의 대화 형식으로 전개되어, 심리학적 개념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핵심 메시지는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으려 애쓸 필요가 없다" 이말은 곧 "자신이 주체가 되는 삶"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과거의 상처나 타인의 시선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용기를 강조합니다.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자주 느끼는 불안과 갈등의 본질을 파헤치며, 타인을 통제하지 않고 자유로운 관계를 유지하는 법을 제시하기도 하죠. 현대 사회에서 삶의 방향성에 대한 고민을 하고 계신다면 위로가 될 만한 책이 될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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