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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바꾸는 몰입의 힘 : [딥워크]

디지털 기기가 일상화된 현대 사회는 우리의 주의력을 끊임없이 산만하게 만든다. 반복되는 알림, 소셜 미디어, 플랫폼 등은 무료한 시간을 달래주는 것에 탁월하지만 깊이 있는 사고를 방해하는 건 틀림없다. 생성형 AI가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요즘 표면적인 업무나 반복적인 작업은 점점 대체되어 가고 있다. 사용해본 사람은 누구나 느꼈을 거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 "내용이 너무 좋은데 뭔가 빠져있네?" 생성형 AI는 깊이 있는 사고가 동반된 창의력은 '아직' 부족한 모습을 보인다. 그렇다면 앞으로 더욱 진화하게 될 현대 사회에서 나에게 필요로 하는 건 "깊이 있는 사고력"이지 않을까.

딥워크 책표지
깔끔하고 담백한 책표지 맘에든다.

입사한 지 1년이 조금 지났을 무렵, 회사에서 중요한 기회가 찾아왔다. 프로젝트 제안서 작성. 주요 내용은 현재 타 기업에서 운영중인 사업을 리모델링하여 투자금을 유치하는 일이었다. 회사가 업계에서 크게 인지도가 높지는 않았던 때라서 잘되면 인지도를 꽤나 확보할 수 있었던 기회였다. 처음엔 다급한 마음에 어떻게든 모든 것을 해내려고 했다. 매일 아침 출근하자 마자 쏟아지는 이메일과 메시지에 답하면서 틈틈히 자료를 보려 했지만 집중할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그 날도 "이게 중요하니까 우선 확인 부탁드려요" 메시지를 받고 일을 처리하다 보니 오후가 되어 있었다. 하루 종일 자리에서 떠날 틈도 없었지만, 정작 제안서는 한 페이지도 채우지 못했다. 답답함과 불안감이 뒤섞여 마음은 점점 조급해졌다.

 

집중하지 않고 일한다면,
당신은 실제로 의미 있는 일을 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다 문득, 이렇게 해서는 절대 제안서를 끝내지 못한다는 걸 깨달았다. "이럴바엔 작업 환경을 바꿔보자" 결심했다.

 

다음날 아침, 평소보다 조금 일찍 회사에 도착했다. 사용하지 않는 서류나 물건들을 한 구석으로 모두 치운 다음, 파티션에 A4용지로 "정말 중요한 일이 아니라면 내일 얘기해주세요" 라고 써붙혔다. 이메일과 메시지 알림은 모두 무음 혹은 알림창이 뜨지 않게 꺼버렸다. 처음엔 적막감이 다소 어색했지만, 차츰 그 고요함이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었다.

 

처음 30분 정도는 쉽지 않았다. 여기저기서 떠오르는 잡생각들과 자료를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막막한 느낌이 계속됐다. 하지만 억지로라도 데이터 자료를 열고 주요 숫자들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1시간 쯤 지났을까. 어느 순간 부터 기분 좋은 몰입감이 찾아왔다. 더 이상 시간을 신경 쓰지 않았고, 데이터를 통해 전할 수 있는 메시지를 찾는 것에 몰두했다. 처음엔 숫자였던 것들이 점차 명확한 메시지로 바뀌기 시작했고, 제안서의 윤곽도 잡히기 시작했다.

 

 

당신의 시간은 당신이 무엇을 우선순위로 두는지에 따라 가치를 얻는다.

그날 저녁, 나는 평소보다 많이 늦게 퇴근했다. 제안서의 초안을 절반 이상 완성한 채로. 다음 몇일 동안 같은 방식의 작업을 이어나갔다. 물론, 매 시간을 이 작업만 할 수는 없었기에 매일 3시간을 정해두고 이 시간 만큼은 다른 업무에 신경쓰지 않고 제안서에 몰두했다. 집중력은 날이 지날수록 깊어졌고, 제안서는 완성도 높은 형태로 다듬어졌다.

 

발표 당일, 제안서를 들고 회의실에 들어섰을 때의 긴장감은 아직도 생생하다. 하지만 발표를 마치고 났을 때, 앞에 있던 사람들의 긍정적인 표정이 줬던 안도감이 훨씬 기억에 남는다. 나는 어떻게 집중력을 극대화 해야 되는지에 대한 한가지 방법을 그 날 알게 되었다. 또한 몰입은 단순히 효율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도구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요즘 같은 시대에 혹시 '몰입'은 사치라고 생각하시나요? 출근하자마다 울리는 이메일 알림, 채팅 메시지, 회의 요청, 그리고 틈만 나면 확인하는 SNS까지. 하루를 정신없이 보내지만 정작 돌아보면 허무한 순간이 있습니다. 칼 뉴포트는 [딥워크]를 단순히 생산성 도구로 설명하지 않습니다. '몰입'이야말로 "현대인의 성공과 행복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라고 말합니다. 이 책을 통해 필자가 느낄 수 있던 건 "몰입하지 않으면, 내 능력은 빛을 발하지 못한다." 입니다. 오늘도, 내일도, 모레도 같은 하루이지만, 더 의미있고 생산적인 하루가 된다면 꽤나 즐겁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