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cm를 언급했을 때 '처음' 떠올리는 것이 어떤 물건의 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까, 가수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까. 필자는 100% 후자입니다. 전국이 아메리카노로 들썩이던 때 이후로 꾸준히 귀를 즐겁게 해줬던. 오늘날 10cm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가수'라기 보다는 '장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소개할 노래는 [소년]입니다.
[소년] - 추억과 감성
바래진 한자와 빛나지만 초점이 흐린 배경이 꽤나 좋다.
10cm의 [소년]은 누구나 한 번쯤 느껴봤을 법한 추억과 감정을 떠올리게 합니다. 당신의 어린시절 혹은 청춘은 어땠나요? 여러가지 생각이 들 수 있겠지만 대부분의 순간에 애틋함과 아련함을 동반하게 되는 건 비슷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노래는 그런 부분들을 너무나 잘 나타낸 가사로 구성되었습니다. 그에 덧댄 10cm 권정렬님의 음색은 아주 '그대는 찹쌀떡'입니다.
오래된 감정이 말을 걸어올 때
어렸을 때부터 저러면 눈이 높아져...크흠
오랜만이죠, 딱히 건넬 말은 없어도
오래된 친구를 마주하게 되면 어색함과 미묘한 감정이 들곤 한다. 생각에도 없던 만남이었다면 당황의 연속일수도 있고, 어느정도 예상했었더라도 자연스럽게 대처하기엔 조금 어렵다. '딱히'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이 참 극과 극의 분위기가 아닐까 싶다. 말하지 않아도 너무 잘 알겠어서, 아니면 그 반대라서. '추억' 이라는 건 묘하게도 다시 떠올렸을 때 다시 겪고 싶은게 있는 반면, 한번으로 충분한 것도 있다. 어쩌면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어색한 건 이전에 겪었던 서로와 지금의 서로가 어떤지 탐색하는 건 아닐까.
시간이 흘러도 멋진 것
그니까 글씨는 저 선을 넘어가지 않게 쓰라고 있는건데..
구겨진 편지 속에 그 눈물 조차 멋졌다니까
예전엔 편지를 참 많이 썼었다. 손글씨가 주는 감성도 물론 좋지만 그에 담긴 진정성은 이후에도 기계적으로 흉내내기는 어렵지 않을까. 혹자는 편지를 쓰면서 눈물을 왜 떨어뜨리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 정확히 얘기하자면 떨어'뜨린게' 아니고 떨어'진거'다.(종이 위에서는 Ctrl+z가 안되니까) 글을 써내려 갈 당시에 "감정이 북받쳤어도 꼭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었구나" 가 멋진 포인트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소년의 마음과 지금의 나
같은 장면도 그림으로 연출한 부분이 더욱 '소년'감성
그대로 찬란하게 있어줘, 예뻤던 소년의 마음
어릴 적 있었던 경험을 떠올릴 때 그 때는 참 빛났다고 생각했던 적이 많다. 그래서 그 때의 나와 지금의 내가 어떤게 그렇게 다를까 곰곰히 생각해 본다. 그 때는 어렸어서, 철이 없어서 등 여러 이유로 지금의 내가 빛바래졌다고 생각하는 건 아닐지 되짚어 본다. 물론 그 때와 지금은 다르다. 그래서 다르게 예쁘다.
나에게 보내는 작지만 확실한 응원
그 때의 나에게 지금의 내가
잘 지내줘요, 언젠가의 너는 반짝 빛나
뮤직비디오에 나온 흐름으로 보자면 지금의 내가 과거의 나에게 하는 말이다. 그렇지만 지금을 살고 있는 누구에게나 적용할 수 있는 말이지 않을까. 막연한 말이라고 느낄수도 있다.(그래서 언제가 언젠데??) 필자는 예전에 스쳐가는 지인에게 거창하진 않지만 위로의 말을 해줬던 적이 있었다. 한참 지나서 그 말이 큰 도움이 됐었다고 다른 이에게 전해들었다. '언젠가 빛난다'는 말은 비단 '미래'에 한정된 게 아니라 자신이 모를 수도 있는 '과거' 혹은 '현재'를 포함해 '언제든 빛난다'로도 해석할 수 있다.
10cm의 노래 [소년]은 가슴 한켠에 남은 아련한 기억들을 불러일으키며, 언젠가의 나를 마음속에서 조용히 응원하게 만드는 곡입니다. 저마다의 소년이 떠오르는 가사 속에서 아름답고, 찬란하고, 반짝이던 기억이 살아나는 순간을 경험하게 되죠. 필자는 이 노래를 부르는 것도 참 좋아합니다. 부르면서 자연스레 미소를 머금게 되기도 하거덩요.(가사의 익힘 정도가 좋아서?..) 노래만 들어도 참 좋지만 뮤직비디오와 함께 하시면 더 몽글몽글한 기분을 만끽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