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나박이' 라는 말을 한번쯤 들어보신 적이 있으실까요? 국내 남자보컬 4대천왕을 일컫던 말입니다. 누가 만든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말은 빠르게 퍼져나가면서 숱한 남성들의 말싸움을 자아냈던 말이지요. 필자는 개인적으로는 '박'의 편이었다고 봐야될 것 같습니다. 다른 3명의 왕들도 물론 너무 좋지만 아주아주 쪼금 더 제 취향에 맞았습니다. (저는 평화를 지향합니다.ㅋㅋ) 수많은 명곡 중에서 오늘 소개해드릴 곡은 박효신의 [Beautiful tomorrow] 입니다.
그려지지 않아 눈을 감고 있어도
그렇게나 사랑하고 사랑했었던 너를
무언가 생각을 골똘히 할 때 '그려본다'라고 하곤 한다. 더 명확히 그려보고 싶을 때는 눈을 감는다. 생각을 통해 상황을 머릿속으로 그려내는 이 과정에서 그리는 건 보통 과거가 아닌 앞으로의 상황이다. 그래서 이 가사가 조금 새로웠던 것 같다. 상대방과의 미래를 그릴 수 없다라고 볼 수도 있지만 문맥에 따라 보면 상대방의 추억을 그릴수 없다고도 볼 수 있다. 그렇게 보면 '그려지지 않아' 가 '그리워 지지 않아'로 비춰지기도 하는 듯 하다. 어떻게 해석하든 먹먹한 상황이라는 건 변함없지만.
무덤덤히 걸어가다
발걸음마다 울고 울다
슬픈 일이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너무 아무렇지 않았다. 그렇게 잠들고 난 다음 날 출근길에 올랐다. 평소와 다름없이 운전을 하다가 신호등에 걸려서 잠시 멈췄을 때. 눈물이 쏟아져 내렸다. 눈시울이 혹은 콧잔등이 시큰하다거나 하는 어떠한 전조증상도 없이. 걷잡을 수 없이 쏟아져 내리는 눈물에 결국 차를 갓길에 세웠던 기억이 있다. 예상하지 못하게 감당하기 어려운 감정을 마주했을 때 '무덤덤'해질 수도 있구나 깨달았던 날이다.
어느날 우리 만나면 예전처럼 내가
아무 말 없이 웃어 보일게
이 가사를 보자마자 떠올랐던 건 '마리나 아브라모비치'라는 공연예술가였다. 이 예술가가 아무말 없이 서로의 눈을 바라보기만 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이던 중 오래전에 헤어진 연인과 눈이 마주쳤을 때의 모습은 아직도 선명하다. 둘은 1분이라는 시간동안 아무런 말이 없었지만, 미소를 띈 채 눈물을 흘리던 그 모습 안에는 수많은 대화가 있었던 것 같았다.
박효신의 [Beautiful tomorrow]는 2016년에 발매된 7집 앨범에 수록된 곡으로 깊은 감성과 섬세한 보컬이 돋보이는 곡입니다. 이 곡은 이별한 연인을 향한 미련과 그리움을 담고 있으며, 듣는 이로 하여금 감정의 깊은 울림을 느끼게 합니다. 특유의 허스키한 음색과 마치 포근하게 안아주는 듯한 공명감은 피아노의 선율과 어우러져 한편의 영화와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하죠. 이 앨범 이후로 최근까지는 뮤지컬을 통해서만 소식을 들을 수 있었는데요. 내년엔 8집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기사를 보고 또 두근대기 시작합니다. 오랜만에 박효신의 명곡들을 되짚어 보시면서 8집을 맞이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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