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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g

삶의 여정 속 쉼표가 필요할 때, [여행자] by 임재범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제가 어렸을 적에는 노래방 금지곡이 몇개 있었습니다. 그 중 누구에게 물어봐도 단연코 첫번째는 '고해'라는 곡이었습니다. 필자의 어린 시절은 개인적으로 '낭만'의 노래 세대였다고 생각합니다. 유난히 노래 속의 주인공이 되고 싶었던 시절이 아니었을까. 지금 생각하면 조금 오그라들고 과하다고 생각하지만 이상하게도 노래에 기대어 자신을 투영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면에서 '임재범'님의 보이스는 허스키하면서도 열렬하게 구애하는 상남자의 모습을 꿈꾸게 해줬기에 그렇게도 불렀던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듣는 사람은 고려하지 못했다고 봐야겠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곡은 그런 상남자의 깊은 내면을 담았다고 생각되는 '임재범'님의 [여행자]입니다.

고개를 숙이고 걸어가는 여자

내 하루는 긴 여행자 처럼
헤매이며 길을 찾는 것
누군가 인생은 여행이라고 했었다. 생각해보면 참 닮은 것이 많다. 계획을 하기도 하고 그냥 부딪혀 보기도 하면서 즐거움 혹은 험난함을 겪는 일. 지나고 나면 추억으로 되새기는 것까지. 다른 점이 있다고 한다면 목적지의 범위가 아닐까 싶다. 최근 100세 시대가 도래하면서 인생의 목적지는 범위가 더 넓어졌다. '헤매인다'는 말은 살짝은 부정적으로 느껴지는 말일 수 있지만, 인생에서는 당연한 말이라 생각된다. 무수히 넓은 목적지를 향해 끊임없이 헤매이는 것. 그리고 찾아야 하는 건 '답'이 아니라 '길'이라는 것. 참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가사다.

에어팟을 꺼내고 있는 모습
에어팟. 잃어버렸다. 후...

그 누군가 정해 논 삶대로
순응하고 살아내면 찾게 될까봐
살면서 가장 많이 떠올렸던 말이 아닐까 싶다. 누가 정했는지는 몰라도 이유가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대부분의 사람들도 이렇게 살아가니까. 그래서 일을 쉰다는 것이 굉장히 불안했던 삶이었던 것 같다. 어딘가에 속해서 바쁘게 지내다 보면 당연히 "다음 스텝이 진행되겠지." 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던 것 같기도 하다. 물론, 쌓이는 경험은 삶에 많은 도움이 된다. 다만 어느샌가 방향성을 상실한 듯한 느낌이 들었다. 생각해보면 누구도 나를 나보다 잘 알수는 없는게 당연한건데. 이 간단한 생각을 미쳐 생각치 못했다기 보다는 일부러 한켠으로 치워두었던 게 아닐까. '순응'하고 산다는 건 꽤나 달콤했던 것 같다.

여자와 마주보고 있는 임재범
수염이 진짜 잘어울리는 분. 사자의 인간화랄까.

혹시나 이 여행의 끝에
아무도 무엇도 아닌 날 볼까봐
가끔 한번씩 지금의 나는 어떤가에 대해 생각해보곤 했었다. '어떤가'의 기준이 되는 건 내가 아니라 주변의 평가였던 것 같다. 누군가가 날 보기에 나는 지금 어떤 모습의 사람일까. 그러다 문득 나에게 던진 질문은 "그래서 그 모습으로 계속 더 정진해나가야 내가 행복한가?"였다. 시간이 지난 지금 아직도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내리지는 못했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에 대한 고민이 아직도 진행중이라서. 삶의 끝에서 마주한 '나'는 어떤 모습일까. 만족 혹은 후회 등 여러 감정이 들 수 있겠지만, 확실한 건 지금부터라도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 
임재범의 [여행자]라는 곡은 삶의 여정을 노래로 풀어내 깊은 울림을 전하는 곡입니다. 특유의 허스키하면서도 호소력이 짙은 목소리는 가사와 어우러지면서 단숨에 마음을 휘어잡습니다. 이 곡은 인생의 길 위에서 겪는 고민과 방황 등을 이야기 하며 동시에 희망을 담고 있기도 합니다. 여러 부분에서 인생과 관련한 공감을 불러일으키게 되죠. 단순히 음악을 듣는 것만으로 스스로 여정을 돌아보게 만들어 주기에 특별한 노래라고 생각됩니다. 살면서 많은 순간들이 인생을 돌아보게 하곤 합니다. 그 때 조금이나마 힘과 위로가 필요하다면 이 곡을 추천드립니다 :)